📌 목차
- 로버트 패틴슨의 1인 다역 연기력
- 봉준호 감독의 과감한 각색과 연출
- SF 설정을 통한 계급풍자와 실존적 질문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이 영화는 에드워드 애쉬턴의 원작 소설을 봉준호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SF 블랙코미디입니다. 영화는 죽음과 복제, 계급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으며,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핵심 요소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왜 이 영화가 논쟁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의 1인 다역 연기력
로버트 패틴슨은 이 영화에서 미키 반즈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단순히 한 명의 캐릭터가 아닌 여러 버전의 미키를 동시에 소화해냅니다. 영화의 핵심 설정인 '익스팬더블' 시스템에서 미키는 죽을 때마다 새로운 복제 버전으로 프린트되며, 백업된 기억을 이식받아 다시 깨어납니다. 영화 속에서 미키는 개봉 후 15분 만에 여러 번 죽는 과정을 겪으며, 넘버링은 계속 증가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미키 세븐틴과 미키 에이틴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멀티플' 상황에서의 연기입니다. 원작에서는 두 미키의 성격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패틴슨이 미묘한 표정 변화와 몸짓, 말투의 차이로 각각의 미키를 구분해냅니다. 순한맛 미키 세븐틴과 매운맛 미키 에이틴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전적으로 배우의 연기력 덕분입니다.
패틴슨은 죽음에 무던해진 듯하면서도 고통에는 여전히 두려워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크리퍼에게 먹힐 위기에 처했을 때 "적어도 쉽지 않고 통째로 삼켜 주길" 바라는 장면에서, 그는 죽음에 달관했어도 고통만큼은 끔찍하다는 캐릭터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알듯 모를듯한 표정 연기로 미키라는 캐릭터가 가진 복합성을 완벽하게 구현했으며, 이는 봉준호 감독의 독특한 연출과 만나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 미키 버전 | 특징 | 연기 포인트 |
| 미키 세븐틴 | 순한맛, 체념적 | 무던하고 심드렁한 태도 |
| 미키 에이틴 | 매운맛, 적극적 | 더 직접적이고 행동적 |
봉준호 감독의 과감한 각색과 연출
봉준호 감독은 에드워드 애쉬턴의 원작 '미키 세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담하게 재구성했습니다. 원작에서 익스팬더블은 소모품이자 인격체로 묘사되지만, 영화에서는 아예 인격체의 지위를 박탈당한 존재로 시작합니다. 영화는 모두가 미키를 인격체로 대하지 않다가 결국 인격체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이는 원작과는 다른 테마적 지향점을 보여줍니다.
가장 큰 각색은 케네스 마샬이라는 캐릭터의 변화입니다. 원작에서 예로니모 마샬은 종교적 이유로 익스팬더블을 혐오하는 인물이지만, 영화의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 분)은 전직 국회의원 출신의 멍청한 독재자로 재탄생합니다. 그는 "우월한 인간으로 번성한 순백의 행성"을 만들겠다는 어이없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기초 과학조차 모르면서 독단적인 결정만 내리는 인물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독재자를 풍자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활용합니다. 마샬이 제니퍼가 죽자 "가임기 여성이 죽었다"며 호들갑을 떨고, 나샤 카이에게 "우성 인자로서 인류 번성에 기여하라"는 망언을 내뱉는 장면은 권위주의적 가부장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입니다. 토니 콜렛이 연기하는 배우자 일파 역시 체제 선전에 동원되는 허영심 가득한 장식품으로 그려지며, 두 인물이 사치와 향락을 추구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독재자 부부의 스테레오타입을 풍자합니다.
영화의 후반부 전개도 원작과 완전히 다릅니다. 원작에서 미키 세븐은 크리퍼에게 반물질 폭탄 사용법을 알려주고 이를 막을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주장으로 살아남지만, 영화는 두 미키가 협력해 독재자를 전복시키고 토착 생명체와 평화로운 공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SF라는 외피를 빌려 반자본주의, 반권위주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SF 설정을 통한 계급 풍자와 실존적 질문
'미키 17'의 가장 기발한 설정은 바로 '익스팬더블' 시스템입니다. 죽으면 저장된 기억으로 새로운 몸이 프린트되는 이 존재는 사실상 무한히 재활용 가능한 소모품입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지구를 떠나기 위해 빚을 진 미키는 사체업자 다리우스를 피해 우주식민지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위험한 행성 프라임에서 온갖 방식으로 죽어나갑니다.
이 설정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 착취를 직접적으로 은유합니다. 영화 속 익스팬더블은 우주에서 착취당하는 노동 계급의 상징이며, 캐서린 워커 조지가 디자인한 단색의 노동복, 피오나 크롬비가 만든 탄광 같은 우주선 세트는 이런 계급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화합니다. 승무원들과 연구원들은 무감각한 NPC처럼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기분이냐"고 묻지만, 정작 미키의 죽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계급 비판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죽음이 반복되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소모품처럼 사용되어도 여전히 인간인가 하는 실존적 고민을 관객에게 던집니다. 미키가 크리퍼를 만나고 살아남은 후 "난 여전히 좋은 고기"라고 말하는 장면은, 자신이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존재할 뿐이며 다음 순번으로 치환되면 끝이라는 체념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복제된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보다는 부조리한 계급 사회를 전복시키는 과정에 더 집중합니다. 이런 선택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SF적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의도적으로 풍자와 블랙코미디에 무게를 두었고, 독재자를 물리치는 과정을 통해 연대와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 속 나샤 카이와 미키를 둘러싼 두 여성 캐릭터는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정상적이고 욕망적인 인물로 그려지며, 이들의 행동이 변화의 촉매가 됩니다.
| 주제 | 원작의 접근 | 영화의 접근 |
| 정체성 | 복제 존재의 실존적 고민 | 인격체로 인정받는 과정 |
| 사회 구조 | 종교적 갈등 | 계급 사회와 독재 풍자 |
| 결말 | 개인의 가치 증명 | 연대를 통한 체제 전복 |
'미키 17'은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입니다. 로튼 토마토 88%, 메타스코어 75점, IMDb 7.4점이라는 평단의 우호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영화가 너무 산만하고 SF 장르 특성상 이해하기 어려우며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한 '기생충'의 성공으로 봉준호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버트 패틴슨의 뛰어난 연기, 원작을 봉준호 스타일로 재해석한 과감함, 익스팬더블이라는 기발한 소재, 그리고 관객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는 영화의 힘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외형을 가진 작가주의 영화로서, 봉준호 감독 특유의 풍자와 블랙코미디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봉준호의 맛..!!💥" ≪미키 17≫ 분석 리뷰/기묘한 니지: https://www.youtube.com/watch?v=MVSz3-J2cJ8&t=70s